빨간 알약,
파란 알약
The red pill,
the blue pill.
영화 「매트릭스(The Matrix, 1999)」 — 워쇼스키 자매 감독, 로런스 피시번 분 모피어스가 키아누 리브스 분 네오에게 던지는 선택의 자리.
「상황」 인류 전체가 사실은 기계가 만든 가상현실 「매트릭스」 안에 갇혀 있다는 진실에 다가서기 시작한 청년 해커 네오 앞에, 저항군 지도자 모피어스가 두 알약을 내밀며 선택을 요구하는 자리이다. "파란 알약을 먹으면 이 모든 일을 잊고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고, 빨간 알약을 먹으면 토끼굴이 얼마나 깊은지를 직접 보게 될 것"이라는 모피어스의 한 줄과 함께 두 손에 놓인 알약이 카메라에 클로즈업된다.
「의미」 진실을 알 것인가, 평화 속에서 거짓을 살 것인가. 이 영원한 인간의 선택이 영화 한 장면에 두 개의 알약으로 시각화된 표현이다. "Red pill / Blue pill"은 영화 이후 25년이 지난 지금도 IT·사회·정치의 메타포로 인용되고 있고, "어떤 사실을 알게 되는 분기점"을 가리키는 모든 표현의 원형이 되었다. 한 알약을 삼키는 단순한 행동이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결정한다는 설정이 영화의 모든 후속 시나리오를 지탱하는 출발점이 된다.
라나·릴리 워쇼스키 감독의 「매트릭스(1999)」는 사이버 펑크와 동양 무술, 철학과 기독교 신화를 한 번에 결합한 1990년대 SF 영화의 결정작이다. 본 대사가 등장하는 장면은 영화 초반, 모피어스(로런스 피시번 분)가 네오(키아누 리브스 분)를 한 낡은 아파트의 가죽 의자가 마주 놓인 방으로 데려가, 두 손바닥 위에 빨간색 알약과 파란색 알약을 각각 올려 보이는 자리이다. 모피어스가 "당신이 운명을 믿는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네오"로 시작하는 대사를 들려주고, 네오가 잠시 두 알약을 번갈아 본 뒤 빨간 알약을 집어 입에 넣는 약 2분의 명장면은 영화사상 가장 자주 인용되고 패러디되는 컷으로 남았다. 워쇼스키 감독의 차분한 카메라와 로런스 피시번의 깊고 단단한 음성, 키아누 리브스의 망설임이 만나는 이 장면은 한 영화의 정서 전체를 두 알의 약으로 시각화한 명장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