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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윤동주

다람쥐 | 00:54 | 조회 3 | 좋아요 0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
돌, 돌, 시내 가차운 언덕에
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


삼동을 참아온 나는
풀포기처럼 피어난다.


즐거운 종달새야
어느 이랑 위에서 즐거웁게 속삭이느냐?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씨 뿌리는 사람.




시인 — 윤동주 (尹東柱, 1917~1945)

윤동주는 1917년 만주 북간도 명동촌에서 태어났다.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유학 중 독립운동 혐의로 체포되어 1945년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스물여덟의 나이로 옥사했다.

부끄러움과 자기 성찰, 시대의 어둠 앞에서 흔들리지 않으려는 의지가 그의 시 전반을 관통한다. 사후 1948년 유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출간되어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중 한 사람이 되었다.


시 소개

「봄」은 윤동주가 연희전문학교 재학 시절인 1940년대 초 쓴 것으로 전해지며, 유고 시집에 수록된 작품이다. 겨울을 이겨내고 혈관 속으로 스며드는 봄의 기운을 통해 생명 충동과 소생의 기쁨을 노래한다.

개나리·진달래·종달새 같은 봄의 표상들이 감각적으로 나열되는 가운데, 마지막 연의 '씨 뿌리는 사람'은 막연한 미래를 향한 희망과 의지를 압축한다. 짧고 소박한 시어 속에 시인의 맑은 서정이 담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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