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똥 떨어진 데
꽃이 피리라.
꽃이 피는 곳에
나비 오리라.
나비 오는 곳에
나도 가리라.
시인 — 윤동주 (尹東柱, 1917~1945)
윤동주는 만주 북간도 명동촌 출신의 시인으로,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유학 중 항일 운동 혐의로 체포되어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스물여덟의 나이로 생을 마쳤다. 그의 시는 식민지 시대의 고통과 부끄러움, 그리고 순결한 자아에 대한 열망을 특유의 서정적 언어로 담아낸다.
사후 1948년 유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출간되면서 널리 알려졌으며, 오늘날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시 소개
「별똥 떨어진 데」는 윤동주가 연희전문학교 재학 시절 쓴 초기 동시풍 서정시로, 세 연 각 두 행의 단정한 구조 안에 별똥·꽃·나비·'나'를 연쇄적으로 이어 붙여 동경과 귀의(歸依)의 정서를 빚어낸다. 별이 떨어진 자리에서 꽃이 피고, 꽃이 핀 곳으로 나비가 오고, 마침내 '나도 가리라'는 결말은 순수한 지향성과 함께 잃어버린 고향 혹은 이상향을 향한 조용한 그리움을 담고 있다.
동시의 리듬감과 성인 서정시의 깊이를 동시에 지닌 이 짧은 시는, 복잡한 관념 없이도 윤동주 특유의 맑고 쓸쓸한 시세계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