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오늘의 시

사랑하는 까닭 — 한용운

별님이 | 02:07 | 조회 4 | 좋아요 0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홍안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백발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눈물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기다리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건강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죽음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시인 — 한용운 (韓龍雲, 1879~1944)

한용운은 조선 말기에 태어나 일제강점기를 관통한 시인이자 승려, 독립운동가다. 법명은 만해(萬海)이며,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으로 서대문 형무소에 투옥되기도 하였다.

1926년 출판된 시집 『님의 침묵』은 한국 근대 서정시의 정전으로 꼽힌다. '님'이라는 존재에 이별과 기다림, 불교적 공(空)의 사상을 녹여내어, 민족적 저항과 종교적 구도의 정신을 동시에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 소개

「사랑하는 까닭」은 1926년 시집 『님의 침묵』에 수록된 작품으로, 3연의 반복·대구 구조를 통해 '사랑'의 이유를 역설적으로 밝힌다. 각 연은 '다른 사람들'의 조건적 사랑과 '당신'의 무조건적 사랑을 대비시키며, 홍안과 백발, 미소와 눈물, 건강과 죽음이라는 상반된 쌍을 겹쳐 쌓는다.

이 반복 구조는 불교의 윤회적 리듬을 연상시키는 동시에, 상실과 쇠락까지 끌어안는 사랑의 절대성을 노래한다. 기다림과 헌신을 주제로 한 『님의 침묵』 전체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시로, 교과서에도 자주 실려 널리 읽혀왔다.


6a6132a1-21f3-43b7-9303-c1b68ced58a8.jpg


c459313c-b9ec-4352-ba9c-c02319f2b15e.jpg


5406872e-d0c1-48bc-b606-8076bd66757e.jpg

공유하기
목록보기

목록보기
신고하기

신고 사유를 선택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