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Rather, he made himself nothing by
taking the very nature of a servant,
being made in human likeness
빌립보서 2장 7절
바울이 빌립보 교회에 가르친 「그리스도 찬가」(2:6~11)의 핵심입니다. 이 시는 신약 그리스도론의 가장 중요한 본문 중 하나로, 그리스도의 「선재(pre-existence)·자기 비움(케노시스)·성육신·낮아짐·죽음·부활·승천·만유 통치」를 한 시로 압축합니다. 6절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에 이어, 7절은 그리스도의 「자기 비움(케노오)」을 묘사합니다. 신성을 포기하신 게 아니라 그 영광을 잠시 가리시고 인간이 되셨다는 것입니다. 이 본문의 가르침은 깊습니다. 첫째, 「자기를 비우다(에케노센 헤아우톤)」 — 「케노시스 신학」의 직접 토대입니다. 신이 인간이 되시는 것은 자기 본질을 잃는 것이 아니라 「영광을 가리고 인간 곁에 오신」 사랑의 결단이었습니다. 둘째, 「종의 형체(모르페 둘루)」 — 왕이나 영웅이 아닌 「종」으로 오셨습니다. 이것이 그리스도교가 다른 모든 종교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입니다. 신이 인간을 섬기시는 분으로 오셨습니다. 셋째, 5절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 이 케노시스는 신학적 진술일 뿐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모범입니다. 자기를 비우고 다른 이를 위해 종이 되는 삶이 우리에게 명령됩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지브리 영화 「벼랑 위의 포뇨(2008)」. 깊은 바다의 인어 공주 같은 존재 포뇨(나라 유리아 목소리)가 5살 인간 소년 소스케(도이 히로키 목소리)를 만나 「인간이 되고 싶다」는 욕망으로 거대한 바다의 마법을 풀어 폭풍을 일으킵니다. 「자기 신적 본질을 비우고 인간이 되는」 포뇨의 변신이 이 구절과 깊이 공명하는 동화적 변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