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그를 힘입어 살며 기동하며 존재하느니라
For in him we live and move and have our being
사도행전 17장 28절
바울이 아테네 아레오바고(아레오파고스)에서 그리스 철학자들에게 한 가장 유명한 강화의 핵심입니다. 그는 아테네 도성을 다니다 「알지 못하는 신에게」라는 비문이 새겨진 단을 발견하고, 그것을 「아직 그들이 모르는 참된 신」을 소개하는 출발점으로 삼습니다. 28절은 그 강화의 절정 — 그리스 시인 에피메니데스(BC 6세기)와 아라투스(BC 3세기)의 시구를 직접 인용합니다. 「우리가 그를 힘입어 살며 기동하며 존재하느니라」는 에피메니데스의 시, 「우리가 그의 소생이라」는 아라투스의 시입니다. 이 본문의 가르침은 깊습니다. 첫째, 바울은 그리스 사상을 무조건 거부하지 않고 「그들의 시」 안에서도 진리의 흔적을 발견하고 사용했습니다. 모든 인간 문화 속에 신의 「보편 계시」가 흐른다는 신학의 가장 직접적 본문입니다. 둘째, 「우리가 그를 힘입어 살며」 — 인간 존재 자체가 신 안에서 가능합니다. 「범재신론(panentheism)」에 가까운 표현이지만, 정통 신학에서도 「창조주의 보존 사역」으로 이해됩니다. 셋째, 30절은 강화의 결론 — 「알지 못하던 시대에는 하나님이 간과하셨거니와 이제는 어디든지 사람에게 다 명하사 회개하라 하셨으니」. 「관용」에서 「회개의 명령」으로의 전환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영화 「비포 선라이즈(1995)」. 미국 대학생 제시(이단 호크 분)와 프랑스 대학생 셀린느(줄리 델피 분)가 우연히 빈으로 가는 기차에서 만나 하룻밤 동안 비엔나 거리를 함께 걸으며 인생·사랑·존재에 대해 끝없는 대화를 나눕니다. 영화 전체가 「두 영혼이 서로를 발견하는 9시간」으로, 「우리가 그의 안에서 살며 기동하며 있느니라」는 깊은 존재론적 본문이 마치 두 사람의 대화처럼 시각화됩니다. 「비포 선셋(2004)」·「비포 미드나잇(2013)」으로 이어지는 트릴로지의 시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