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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 정지용

멍뭉이 | 04:30 | 조회 3 | 좋아요 0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어릴 때 철없이 나혼자 앉아
바람결에 물어보던 진달래 빛 하늘.


어머님 목소리가 뒤ㅅ동산에 나고,
뻐꾹이 울음 울어 봄이 와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어머님,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것을.


철 따라 꽃 피어도 몰랐어요,
하늘이 저리 높고 푸른 것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어머님,
그 모두가 당신 덕분인 것을.




시인 — 정지용 (鄭芝溶, 1902~1950)

정지용은 충북 옥천 출신의 시인으로, 휘문고보와 일본 도시샤대학에서 수학하며 서구 이미지즘과 동양적 서정을 독창적으로 융합하였다. 1930년대 『시문학』 동인으로 활동하며 한국 현대시의 언어적 정밀성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시는 감각적 이미지와 절제된 언어로 유명하며, 박목월·조지훈·박두진 등 청록파 시인들의 스승으로서 한국 시단에 큰 영향을 남겼다. 한국전쟁 중 납북되어 생사가 불분명하며, 오랫동안 금서로 묶였다가 1980년대 이후 재평가되었다.


시 소개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는 정지용의 초기 시로, 어머니의 사랑을 뒤늦게 깨닫는 자식의 회한과 감사를 봄 풍경 속에 녹여낸 작품이다. 진달래·뻐꾹이·높은 하늘 같은 계절의 이미지가 어머니의 존재와 겹쳐지며, 소박하고 직정적인 언어 속에 깊은 정서가 담겨 있다.

이 시는 정지용 특유의 감각적 서정이 다소 평이한 어조로 풀린 작품으로, 이미지즘보다는 전통적 서정시의 결에 가깝다. 어머니를 향한 늦깨달음의 고백이라는 주제는 한국 독자들에게 오랫동안 친숙하게 읽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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