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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 윤동주

야옹이 | 05.26 | 조회 4 | 좋아요 0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저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무가지 우에 하늘이 펼처있다. 가만이 하늘을 들여다 보려면 눈섭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손으로 따뜻한 볼을 쓰서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 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속에는 사랑처럼 슬픈얼골― 아름다운 順伊의 얼골이 어린다. 少年은 황홀이 눈을 감어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얼골― 아름다운 順伊의 얼골은 어린다.




시인 — 윤동주 (尹東柱, 1917~1945)

윤동주는 북간도 명동촌에서 태어나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유학 중 독립운동 혐의로 체포되어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스물여덟의 나이로 순국한 시인이다. 짧은 생애 동안 남긴 시들은 일제강점기 청년의 부끄러움과 자기성찰, 그리고 순결한 저항 의지를 담아 한국 현대시의 정신적 원점으로 자리한다.

그의 시는 사후 1948년 유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로 묶여 세상에 나왔으며, 이후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으로 꾸준히 기억되고 있다.


시 소개

「소년」은 1939년에 쓰인 산문시로, 가을 단풍잎이 지는 풍경 속에서 손바닥에 비친 강물과 '순이'의 얼굴을 바라보는 소년의 감각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가을의 소멸과 봄의 예비, 파란 하늘빛이 손에 물드는 감촉, '사랑처럼 슬픈 얼굴'이라는 역설적 표현이 어우러져 순수한 첫사랑의 아득함을 그려낸다.

짧은 두 단락 안에 계절·색채·물의 이미지를 중첩시키는 이 시는, 서정적 감수성이 절정에 달했던 윤동주 초기 산문시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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