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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채(Perpetual Bond) — 만기 없는 채권

곰돌이 | 05.20 | 조회 40 | 좋아요 0

영구채는 만기가 없거나 매우 긴(50년 이상) 채권으로, 발행자가 자본으로 분류해 부채비율 완화 효과를 노린다.


1. 뜻

영구채(perpetual bond)는 법적으로 정해진 만기가 없거나, 발행자의 판단에 따라 30년·50년·100년 이후에 원금을 상환할 수 있는 선택권(콜옵션)을 가진 채권이다. 투자자는 매년 정해진 이자(쿠폰)만 받으며, 발행자가 콜옵션을 행사하기 전까지는 원금 상환을 기대할 수 없다. 영구채는 구조상 무기한으로 존속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회계 처리 시 부채가 아닌 자본에 가까운 성격으로 분류될 수 있으며, 이것이 발행자들이 이를 선택하는 주요 이유가 된다.


2. 차이

일반 채권과 영구채의 핵심 차이는 만기 여부와 회계 분류에 있다. 일반 채권은 3년, 5년, 10년 등 정해진 만기에 발행자가 반드시 원금을 상환해야 하며, 회계상 부채로 분류되어 발행자의 부채비율을 높인다. 반면 영구채는 만기가 사실상 없거나 매우 멀리 있어, 자본금에 가까운 성격으로 취급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영구채는 발행자의 자본 규모를 증가시키는 효과를 주고, 부채비율(총부채/총자본)을 낮추는 데 유리하다. 다만 국제회계기준(IFRS)이나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의 적용에 따라 분류가 달라질 수 있으며, 모든 상황에서 완전히 자본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3. 왜 쓰는가

발행자 입장에서 영구채는 자본 확충과 재무 지표 개선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이다. 특히 금융기관(은행, 보험사)이 규제당국의 자기자본비율(BIS 비율 등) 요구 기준을 충족하려면 자본금을 늘려야 하는데, 영구채 발행은 주식 발행보다 기존 주주의 지분을 덜 희석하면서 자본을 조달할 수 있다. 또한 쿠폰(이자) 지급이 차입금의 이자처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우도 있어 세금 효율성도 높다. 그러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금 회수 시점이 불확실하고, 콜옵션 행사 여부가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되므로, 일반 채권보다 신용 위험과 금리 위험이 크다.


4. 실제 사례

한국의 시중은행들은 BIS 자기자본비율 충족을 위해 영구채 발행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예를 들어 KB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 등 대형 금융지주사와 은행들이 2010년대 중반 이후 수조 원대의 영구채를 지속적으로 발행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바젤III 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 기준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영구채 발행이 크게 증가했다. 또한 저금리 시대에 기업들이 부채를 통한 자본 조달이 유리해지면서 영구채 발행도 늘었으나, 금리 인상 국면에서는 높은 쿠폰을 지급해야 하므로 발행 규모가 위축되는 경향을 보인다.


5. 쉽게 설명

영구채는 "갚을 날이 정해지지 않은 빚"으로 생각할 수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자본처럼 취급되어 재무 상태표가 좋아 보이는 효과가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금을 받을 시기를 알 수 없으므로 위험이 크다. 마치 회사가 매년 이자만 지급하고 원금은 자신이 원할 때만 갚기로 약속한 것과 같으며, 회사의 경영 상황이 나빠지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계속 이자만 지급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영구채의 콜옵션 미행사가 시장 불안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발행사의 신용도가 급락하거나 시장 금리가 낮아지는 상황에서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투자자들은 원금 회수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품을 수 있으며, 이는 해당 기업의 신용 스프레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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