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오늘의 시

반딧불 — 윤동주

너구리 | 02:39 | 조회 1 | 좋아요 0



가자 가자
쫓기우는 사람처럼 가자
백골 몰래
아름다운 또 다른 고향에 가자.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千古의 뒤에
白骨이 쓸쓸히 거쳐 가는
이 골짜기엔
아름다운 반딧불이 되어
손이 잡히는 듯 나타났다 가자.




시인 — 윤동주 (尹東柱, 1917~1945)

윤동주는 1917년 만주 북간도에서 태어나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한 뒤 일본 유학 중 항일 운동 혐의로 체포되어 1945년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스물여덟 해의 짧은 생을 마쳤다. 그의 시는 식민지 현실 앞에서 부끄러움을 자각하면서도 순결한 내면을 지키려는 고통스러운 자기 응시로 가득하다.

사후 1948년 유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출간되며 널리 알려졌고, 오늘날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가운데 한 명으로 손꼽힌다.


시 소개

「반딧불」은 윤동주가 1941년 무렵 쓴 것으로 추정되는 짧은 시로, 유고 시집에 수록되었다. '쫓기우는 사람처럼' 달아나야 하는 절박함, '백골'로 표상되는 죽음의 그림자,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넘어 '아름다운 반딧불'로 환생하려는 염원이 세 연에 걸쳐 압축되어 있다.

어둠 속에서 스스로 빛을 내는 반딧불의 이미지는 식민지 시대의 어둠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시인의 내면적 빛을 상징하며, 윤동주 시 전체를 관통하는 '부끄러움과 희망의 변증법'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26274488-6b45-4952-8d88-bb51a06c6a0a.jpg


db8f9647-983a-4e46-a6d9-8648b3a2a160.jpg


9edc93c3-1367-4385-9841-c999832b471d.jpg

공유하기
목록보기

목록보기
신고하기

신고 사유를 선택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