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오늘의 시

고향 — 정지용

구름이 | 00:40 | 조회 2 | 좋아요 0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꽁이 알을 품고
뻐꾹이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고향 진히지 않고
머언 港口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메끝에 홀로 오르니
힌점 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 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시인 — 정지용 (鄭芝溶, 1902~1950)

정지용은 충북 옥천 출신으로, 1920~30년대 한국 현대시의 언어적 감수성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린 시인이다. 휘문고보와 도지샤 대학에서 수학하며 서구 이미지즘과 일본 근대시의 영향을 흡수하면서도, 한국어 고유의 음악성과 토속적 감각을 탁월하게 결합시켰다.

그의 시는 섬세한 감각적 이미지와 절제된 언어로 이루어져 있으며, 『시문학』 동인 활동을 통해 한국 모더니즘 시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하였다. 6·25 전쟁 이후 납북되어 생사가 불분명하였으나, 오늘날 그의 시는 한국 현대시의 정전으로 널리 읽히고 있다.


시 소개

「고향」은 1927년 발표된 작품으로, 고향에 돌아왔음에도 느끼는 낯섦과 상실감을 노래한 시다. 산꿩·뻐꾸기·풀피리 등 토속적인 소재들이 자연스럽게 배치되어 있으면서도, 돌아온 자의 마음이 오히려 '머언 항구로 떠도는 구름'처럼 부유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수미상관 구조 속에서 반복되는 '고향에 고향에'라는 구절은 간절함과 이질감을 동시에 품으며, 근대인의 정체성 상실과 귀환의 역설을 인상적으로 형상화한다.


5966adb2-0b3a-4c6a-b001-8155bb41e44c.jpg


47026dfa-5d78-4e92-be65-70edde772c96.jpg


e3a9a1a1-5a61-4f46-bdbb-301127a422fb.jpg

공유하기
목록보기

목록보기
신고하기

신고 사유를 선택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