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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 김소월

야옹이 | 05.26 | 조회 3 | 좋아요 0



낳으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오그라드도록 고생하셨네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오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없어라
사람의 마음속엔 온 가지 소원
어머님의 마음속엔 오직 한 가지


아아 그 사랑 어디다 비기랴
님도 없고 벗도 없는 외로운 마음
어머님의 사랑만을 기억하노라




시인 — 김소월 (金素月, 1902~1934)

김소월(金素月, 본명 김정식)은 평안북도 구성 출신의 시인으로, 1920년대 한국 서정시의 정점을 이룬 인물이다. 오산학교 재학 시절 스승 김억의 영향을 받아 시를 쓰기 시작했으며, 1922년 「진달래꽃」을 발표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민요적 율조와 전통적 정한(情恨)을 현대시 형식으로 녹여낸 그의 시는 이별·그리움·슬픔이라는 보편적 정서를 섬세하게 포착한다. 1925년 시집 『진달래꽃』을 남긴 채 1934년 3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으나, 오늘날까지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시인 중 한 명으로 기억된다.


시 소개

「부모」는 어머니의 헌신과 사랑을 3연 구조로 노래한 시로, 소월 특유의 민요적 리듬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출생의 고통을 잊고 오직 자식만을 위해 희생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진자리 마른자리'라는 구체적 일상의 언어로 담아내며, 마지막 연에서 그 사랑의 절대성과 외로움을 함께 포착해 깊은 울림을 남긴다.

하늘의 넓이에 빗댄 어머니의 희생, 그리고 '님도 없고 벗도 없는 외로운 마음'이라는 역설적 표현은 소월이 즐겨 쓰던 정한(情恨)의 미학을 부모 자식 관계에 적용한 드문 예로, 문학사적으로도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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