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울 커버 아래 배수구, 20년 넘게 정비 일 하면서 정말 지겹도록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장마철 다가오니까 다들 타이어나 와이퍼는 챙기시는데, 정작 비 오면 차 밑으로 물이 제대로 빠지는지 확인하는 분은 거의 못 봤습니다.
카울 배수구는 엔진룸과 실내 격벽 사이에 위치해서 낙엽이나 먼지가 쌓이기 딱 좋은 구조입니다. 여기가 막히면 빗물이 배수되지 않고 역류해서 실내 공조기 필터 쪽으로 넘어가거나, 최악의 경우 ECU나 배선 뭉치 쪽으로 물이 스며듭니다. 실제로 장마철에 시동 불능으로 입고되는 차들 뜯어보면, 배수구에 썩은 낙엽이 가득 차서 물길이 막힌 경우가 열 대 중 서너 대는 됩니다.
정비소에 오라고 하면 돈 아깝다 생각하실 텐데, 이건 직접 하기도 쉽습니다. 보닛 열고 와이퍼 암 아래쪽 커버를 보면 틈이 있습니다. 거기 고무 패킹이나 배수관 쪽에 손가락 넣어서 찌꺼기만 걷어내도 예방이 됩니다. 특히 지하 주차장보다 야외 주차하시는 분들은 주기적으로 봐줘야 합니다. 나중에 물 냄새 올라오고 전자 계통 고장 나서 센터 가면 수리비가 공임비의 수십 배로 뜁니다.
결국 차 관리라는 게 거창한 게 아닙니다. 오일 제때 갈고 하체 부싱 상태 보고, 이런 배수관 같은 사소한 곳에서 빗물만 안 새게 관리해도 차 수명 2~3년은 더 챙깁니다. 오늘 당장 보닛 한번 열어서 손가락으로 훑어보세요. 흙먼지 굳은 것만 닦아내도 장마철 큰 정비 걱정은 한시름 놓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