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장이 자꾸만 오전에 방향이 정해지고 오후에 흔들리는 패턴이 반복되는데, 나는 3개월 전부터 오전 11시 전에 HTS 창을 닫아버리는 루틴을 강하게 운영하고 있어요.
처음엔 단순히 '오후 변동성에 흔들려서 불필요한 매매를 줄이자'는 취지였는데, 실제로 해보니까 생각보다 효과가 있더라고요. 특히 환율이 심하게 움직이는 날일수록 더 그렇고요.
어제 일본은행 발표 있던 날을 봐도 그렇고, 어제 오후 FOMC 일정이 있던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였어요. 점심 이후로는 아예 시세를 안 봤는데, 지금 결과를 놓쳤다는 생각보다는 '내 심리 상태를 지킨 걸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더 들어요.
증권사에 있을 때는 오픈부터 마감까지 차트를 붙잡고 있었어야 하는데, 개인 투자자가 되니까 이게 역으로 장점이 되더라고요. 회사원처럼 움직일 필욘 없다는 거.
구체적으로 뭘 했냐면, 오전 시장 확인 후 수첩에 '상방 시나리오·하방 시나리오' 한 줄씩만 적어둡니다. 예를 들면 '상: 개인 유입 계속되면 코스피 8,700 시도 / 하: 환율 1,500원 돌파시 8,500 붕괴' 이런 식으로요. 그리고 그 페이지는 오후에는 아예 안 봅니다.
한 달, 두 달 하다 보니까 놓친 종목도 있죠. 특히 오전에 조용했다가 오후에 갑자기 터지는 특징주들은 내 루틴으로는 무조건 놓치는 거고요. 그런데 저는 그걸 손실로 보지 않기로 했어요. 대신 얻은 게 있으니까요.
심리 안정이라는 게 추상적인 것처럼 들릴 수 있지만, 실제로는 매우 구체적이에요. 오후 3시 이후 급등주를 봤을 때 '왜 안 샀지' 하는 후회심이 생기는데, 그게 다음 날 아침에 똑같은 상황에서 충동적인 진입으로 이어져요. 그런 악순환을 단절하는 게 오전까지만 보는 루틴의 진짜 목적입니다.
내 계좌도 변했어요. 3개월 전에 비해 회전율이 확 줄었고, 손절의 횟수도 줄었어요. 물론 수익률로는 거의 차이가 없지만, '이 수익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는가'를 재정의했을 때는 훨씬 낫다고 생각해요.
다만 이 루틴도 완벽하진 않습니다. FOMC나 일본은행 발표처럼 중요 이벤트가 있는 날은 점심 이후에도 자꾸 궁금해져요. 어제도 그랬고요. 그래서 요즘은 그런 날은 아예 카페에 나가서 책을 읽거나 산책을 하고 있어요. 서울에 공원이 많으니까 가능한 루틴이긴 한데, 이게 생각보다 효과적이더라고요.
혹시 나처럼 오후 변동성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한 번 시도해 볼 가치는 있을 것 같아요. 처음 1주일은 정말 힘들 거예요. 하지만 3개월 정도 되면 그게 뉴노멀이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