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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페르소나 — 한 사람이 상황에 따라 복수의 정체성을 구사하는 현상

토순이 | 05.31 | 조회 3 | 좋아요 0

「멀티페르소나」는 영어 'multi(다수)'와 라틴어 기원의 심리학 용어 'persona(가면·사회적 얼굴)'를 결합한 합성어로, 한 개인이 직장·가정·SNS·취미 공동체 등 서로 다른 맥락에서 각기 다른 정체성과 역할을 의도적으로 수행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단순한 '이중성'과 달리 복수의 자아가 공존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긍정적 뉘앙스로 쓰인다.

이 표현은 2019~2021년 전후 국내 트렌드 분석 보고서와 마케팅·소비자 연구 분야에서 먼저 정착하였다. 특히 대홍기획·카카오·대학내일20대연구소 등이 발간한 MZ세대 트렌드 리포트에서 '부캐 문화'의 이론적 개념어로 채택되면서 미디어와 SNS로 확산되었고, 이후 예능 프로그램의 '부캐' 열풍과 맞물려 일반 대중에게도 알려졌다.


정확한 뜻

「멀티페르소나」는 개인이 단일한 고정 정체성 대신, 상황과 관계망에 따라 복수의 자아상을 능동적으로 선택·전환하는 방식을 뜻한다. 직장에서는 유능한 직장인, SNS에서는 독립적 취미인,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유머러스한 인플루언서 등 각 영역마다 다른 얼굴을 갖는 것이 핵심이다.

유사 표현으로는 '부캐(부 캐릭터)'가 있으나 부캐는 주로 연예·예능 맥락에서 쓰이는 반면, 「멀티페르소나」는 학술·마케팅 영역에서 더 격식 있게 쓰인다. 반대 개념으로는 하나의 일관된 자아상을 유지하는 '싱글 아이덴티티' 또는 전통적 '본캐 중심' 정체성관을 들 수 있다.


어원·유래

어원은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이 사용한 개념어 'persona'에서 출발한다. 융은 페르소나를 개인이 사회에 내보이는 외적 가면으로 정의하였다. 여기에 '다수'를 뜻하는 접두사 'multi-'를 결합한 복합어는 서구 마케팅·UX 분야에서 'multi-persona'로 먼저 쓰였으며, 이를 국내 트렌드 연구자들이 한국어식 표기로 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국내 최초 사용 시점은 불분명하다.

국내에서는 2019년 전후 소비자 행동 연구 보고서에서 'MZ세대의 멀티페르소나 현상'이라는 문구로 정착되기 시작하였다. 이후 2020~2021년 MBC 예능 '놀면 뭐하니?' 등에서 유재석의 다중 부캐 활동이 화제가 되면서, 이론 용어가 대중 언어로 전이되는 과정을 거쳤다.


전성기와 사용 시기

2020~2022년이 「멀티페르소나」 담론의 전성기로 꼽힌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환경이 확산되면서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서로 다른 정체성을 운용하는 행태가 두드러졌고, 이를 설명하는 개념으로 마케팅·언론·자기계발 분야에서 빈번하게 인용되었다.

미디어 확산 측면에서는 트렌드 분석서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가 해당 용어를 주요 키워드로 수록하면서 파급력이 커졌다. 또한 유튜브·인스타그램에서 '직장인 브이로그'와 '취미 계정'을 분리 운영하는 문화가 가시화되자, 방송·신문도 이 현상을 「멀티페르소나」로 지칭하기 시작하였다.


실제 사용 예

일상 대화에서는 '나 요즘 회사 계정이랑 사진 계정 따로 관리하거든. 완전 멀티페르소나 중이야.' 또는 '그 사람 회의 때는 되게 엄격한데 유튜브에선 웃기더라. 멀티페르소나 장인이네.' 같은 방식으로 쓰인다. 자신의 다면적 생활 방식을 자랑스럽게 표현할 때 사용된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요즘 애들은 멀티페르소나가 기본임. 인스타·트위터·카카오 프사가 다 달라' 또는 '멀티페르소나가 피곤하다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오히려 해방감 느낌'처럼, 이 현상에 대한 공감과 논쟁을 동시에 표현하는 맥락에서 자주 등장한다.


지금은

2023년 이후에는 트렌드 신어로서의 신선도가 다소 낮아졌으며, 마케팅·HR·심리 관련 전문 담론에서는 여전히 통용되는 반면 10대·20대 초반의 일상 구어에서는 '부캐'나 '계정 분리' 같은 더 직관적인 표현으로 대체되는 경향이 있다.

후속 연관 표현으로는 '디지털 페르소나(온라인 전용 정체성)', '익명 부캐', '부계(부 계정)', '페르소나 관리' 등이 있다. 또한 아바타 문화와 결합하여 메타버스 공간에서의 정체성 실험을 지칭하는 맥락으로도 확장되어 쓰이고 있다.


「멀티페르소나」는 단일 정체성의 시대에서 복수 자아의 공존을 긍정하는 시대로의 전환을 압축적으로 담은 개념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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