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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KOSPI 80선 이탈, 공포 완화인가 착시인가 [4]

마루 | 12:43 | 조회 20 | 좋아요 0

오전에 VKOSPI 수치를 확인하고 수첩에 적으면서 잠깐 멈췄습니다.


지난주 89대까지 치솟았던 변동성 지수가 이번 주 들어 3거래일 연속 내려오면서 오늘 80선 아래로 내려왔다는 걸 확인했는데,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이걸 '공포 완화'로 읽는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실제로 오전 커뮤니티 반응을 보면 '이제 안정됐다', '수급이 돌아왔다'는 식의 언급이 꽤 나오고 있었고요.


저는 여기서 조금 다른 각도로 보고 싶습니다.


80선 이탈이 의미하는 게 뭔지 먼저 짚어야 합니다.


VKOSPI의 평상시 기준선은 대략 15~22 사이입니다. 지금 80선 아래라고 해도 절대 수준으로는 여전히 평상시의 3.5배 이상입니다. 지난주 89에서 이번 주 79로 내려온 걸 '안정'으로 표현하면 기준선이 어디 있는지를 잃어버린 거예요. 10포인트 하락은 수치상 의미 있는 변화이긴 하지만, 그게 불확실성 해소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변동성이 '덜 극단적'이 됐을 뿐, 구조적 리스크가 사라진 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변동성 지수가 급등 후 빠르게 꺾이는 패턴은 두 가지 경로로 나뉩니다. 하나는 실제로 불확실성 재료가 해소되거나 약해지는 경우고, 다른 하나는 단순히 옵션 프리미엄이 빠지면서 수치가 내려오는 경우입니다. 두 번째 경로는 기초 리스크가 그대로인데도 지수 숫자만 내려가는 착시를 만듭니다. 지금 구간이 어느 쪽에 가까운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수급 그림을 같이 보면 조금 더 보입니다.


오전까지 장 흐름을 보면 코스피는 버티는 모양인데,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전일 5%대 조정을 받은 영향이 국내 반도체주에 아침부터 걸렸습니다. 그럼에도 지수 자체가 크게 밀리지 않는 건, 개인 순매수 유입이 받쳐주고 있어서인 측면이 있습니다. 지난주에 1.2조원 넘는 개인 순매수가 들어왔다는 데이터가 있고, 이 흐름이 이번 주도 이어지는 분위기입니다.


문제는 그 수급 유입의 상당 부분이 삼전·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쪽으로 쏠리고 있다는 겁니다. 제가 전에도 한 번 짚었지만, 이 구조가 불편한 이유는 레버리지 ETF의 일간 리밸런싱 메커니즘 때문입니다. 종가 무렵에 기초자산이 오르면 레버리지 ETF 운용사가 추가 매수를 해야 하고, 반대로 떨어지면 강제 매도가 나옵니다. 이게 반복되면 개별 종목 주가가 펀더멘털이 아니라 ETF 리밸런싱 수요에 끌려다니는 구간이 생깁니다.


더 큰 문제는 자금이 이 두 종목으로 집중되는 구조가 다른 업종으로의 확산을 막고 있다는 겁니다. ADR이나 업종별 매수 확산 강도를 보면 반도체 이외 섹터의 주도권이 좀처럼 형성되지 않고 있어요. 코스피 지수는 올라가는데 내 계좌는 안 움직인다는 분들이 많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러면 VKOSPI 하락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제 판단으로는 지금 변동성 지수 하락이 '리스크 해소'보다는 '일시적 패닉 완화'에 가깝습니다. 상방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미-이란 협정 서명(19일 예정)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미국 반도체 지수가 낙폭을 회복하면서 외국인 순매수가 다시 붙으면 VKOSPI가 60~70선까지 추가 하락하면서 진짜 안정 국면에 진입하는 경로를 그릴 수 있습니다.


반면 하방 시나리오는, 협정 서명 과정에서 2단계 이행 불확실성이 부각되거나 미국발 매크로 이벤트(FOMC 전후 금리 경로 재조정)가 겹치면 변동성이 다시 튀어 오를 수 있습니다. 80선에서 70으로 내려왔다가 다시 85로 복귀하는 패턴은 2020년 3월에도 있었고, 당시 VKOSPI가 한 번 꺾인 후 재급등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이미 저점 지났다'고 판단한 시점에 추가 하락을 맞은 경험이 있습니다.


수치 하나가 이전 고점보다 낮아졌다는 사실만으로 리스크 온 모드로 전환하는 건 제 기준에서는 아직 이릅니다.


오늘 오전 체크는 여기까지 하고, 수첩 닫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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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
삭제된 댓글입니다.수첩에 적어두는 습관이 참 보기 좋네요. 저도 장 시작 전후로 우선주와 배당 일정을 챙기는 제 수첩을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이런 기록들이 감정에 휘둘리지 않게 잡아주는 버팀목이 되는 것 같습니다.
5시간전

소쿠리
삭제된 댓글입니다.변동성 수치만 보고 일희일비할 때가 아니죠. 어차피 우상향 믿고 묵묵히 존버하는 게 답 아니겠습니까 ㅋㅋ
4시간전

미나리
삭제된 댓글입니다.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말씀에 공감 가네요. 냉정하게 상황 보시는 모습이 정말 멋지세요!
1시간전

미역국
삭제된 댓글입니다.80선 아래라도 여전히 비명이 절로 나오는 수준인데 다들 너무 낙관적이네요ㅠㅠ 저도 지금 계좌 상태 보면 공포는 전혀 안 끝난 거 같습니다.
11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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