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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조선 — 한국을 떠나 해외로 이주·취업하려는 행위 또는 그 열망

햇살이 | 05.31 | 조회 4 | 좋아요 0

「탈조선」은 한국을 뜻하는 「조선」에서 「탈출」한다는 의미를 결합한 신조어로, 열악한 노동 환경·높은 집값·경쟁 위주 사회 구조 등을 이유로 한국을 떠나 해외 이민이나 장기 취업을 선택하는 행위, 혹은 그러한 열망을 가리킨다. 단순한 어학연수나 여행과 구별되며, 영구 정착 또는 상당 기간의 해외 거주를 전제로 쓰인다.

이 표현은 2015년 전후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루리웹, 뽐뿌 등에서 먼저 퍼졌으며, 같은 시기 유행한 「헬조선」 담론과 함께 확산됐다. 청년 실업률 상승과 부동산 문제가 맞물리면서 20·30대를 중심으로 급속히 공유됐고, 포털 검색어와 SNS 해시태그에서도 빈번하게 등장하기 시작했다.


정확한 뜻

「탈조선」은 크게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첫째, 실제로 해외 이민·영주권 취득·장기 취업 비자 등을 통해 한국을 떠나는 구체적 행동을 가리킨다. 둘째, 아직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으나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환멸을 느껴 이주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심리 상태를 표현하는 데에도 쓰인다.

반대 표현으로는 「귀조선」이 있으며, 해외에서 생활하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행위를 뜻한다. 비슷한 맥락의 표현으로 「이민 고려」보다 감정적 색채가 강하고, 사회 비판을 내포하는 점에서 중립적 어휘인 「해외 이주」와 구별된다. 「탈한국」이라는 변형어도 드물게 쓰이나 대중성은 낮다.


어원·유래

「탈조선」은 「헬조선」에서 직접 파생된 표현이다. 「헬조선」은 지옥을 뜻하는 영어 'hell'과 한국의 고유어적 명칭 「조선」을 결합해, 사회 불평등·청년 실업·계층 이동 불가능성을 비판한 신조어다. 이 「헬조선」 담론이 퍼지면서, 그 논리적 귀결로 「그곳을 탈출하자」는 뜻의 「탈조선」이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정확한 최초 사용자와 등장 커뮤니티는 불분명하다. 다만 2015년을 전후해 디시인사이드 국내야구 갤러리, 취업·이민 관련 카페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사용된 정황이 확인된다. 「탈」이라는 접두 형태소는 이후 「탈서울」·「탈수도권」 등 지역 이탈을 표현하는 파생어 생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전성기와 사용 시기

2016~2019년이 「탈조선」의 사용 절정기로 꼽힌다. 이 시기 청년 체감 실업률이 높게 유지됐고, 주요 도시 집값이 급등하면서 「내 집 마련」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퍼졌다. 워킹홀리데이·기술 이민·북미 취업 후기 등이 온라인에서 큰 반향을 얻으며 「탈조선」 담론을 실질적 논의로 끌어올렸다.

2019년 전후 주요 언론이 「탈조선」을 주제로 한 심층 기획 기사를 게재했고, 유튜브에서는 캐나다·호주·독일 등지로 이주한 한국인들의 정착 브이로그가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지상파 다큐멘터리와 시사 교양 프로그램에서도 이 현상을 다루며 중장년층에게도 어휘가 알려졌다.


실제 사용 예

일상 대화에서는 「나 올해 캐나다 영주권 신청했어. 진짜 탈조선 해야겠더라고」 또는 「취업 준비 3년째인데, 탈조선 말고는 답이 없는 것 같아」와 같이 쓰인다. 대체로 진지한 결심이나 깊은 피로감을 표현할 때 사용되며, 가벼운 농담의 맥락에서도 쓰이지만 그 경우에도 사회적 불만이 저변에 깔려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탈조선 준비 중인데 호주 기술 이민 경험자 계신가요?」처럼 정보 요청 글의 제목으로 자주 활용된다. SNS에서는 해외 정착 후 일상을 공유하는 계정들이 #탈조선 해시태그를 달아 커뮤니티를 형성하기도 한다. 취업 관련 카페에서는 별도의 「탈조선 게시판」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금은

2020년대 중반 현재도 「탈조선」은 여전히 통용되나, 초기의 강렬한 사회 비판적 맥락은 다소 희석됐다. 코로나19 시기 이동 제한으로 잠시 사용 빈도가 줄었다가, 이후 디지털 노마드·원격 근무 확산과 맞물려 새로운 형태로 재부상했다. 40대 이상 세대에서는 여전히 다소 낯선 표현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다.

후속 관련 표현으로는 「탈서울」(서울을 벗어나 지방으로 이주), 「귀조선」(해외에서 한국으로 귀환), 「반탈조선」(이주를 고민하다 포기하는 것) 등이 파생됐다. 한편 「이민 고려」 자체가 비정상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탈조선」이 가졌던 극단적 뉘앙스는 점차 옅어지는 추세다.


「탈조선」은 한 세대의 사회경제적 좌절을 압축한 언어로, 그 존재 자체가 2010년대 한국 사회가 직면한 구조적 과제를 증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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