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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雪 (대설) — 두보

햇살이 | 06:09 | 조회 3 | 좋아요 0



戰哭多新鬼 (전곡다신귀)
愁吟獨老翁 (수음독노옹)
亂雲低薄暮 (란운저박모)
急雪舞迴風 (급설무회풍)


瓢棄樽無綠 (표기준무록)
爐存火似紅 (로존화사홍)
數州消息斷 (수주소식단)
愁坐正書空 (수좌정서공)




한국어 번역

전쟁터 곡소리에 새 귀신 늘어 가고
시름 속에 홀로 읊조리는 늙은이 하나
어지러운 구름 저녁 어스름 내리깔고
세찬 눈발 소용돌이 바람 속에 춤추네


바가지 내버려도 술동이엔 녹주 없고
화로엔 불씨만 남아 붉은 듯 희미하네
여러 고을 소식마저 끊어진 채
시름에 겨워 앉아 허공에 글자를 쓰네


시인 — 두보 (杜甫, 712~770)

두보(杜甫)는 중국 성당(盛唐) 시대의 시인으로, 이백(李白)과 함께 이두(李杜)로 병칭되며 '시성(詩聖)'이라 불린다. 하남성 출신으로 과거에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장안에서 곤궁한 생활을 보내다가, 안록산의 난(755~763) 이후 전란을 피해 서남 각지를 유랑하며 말년을 보냈다.

두보의 시는 사회적 현실과 민중의 고통을 정밀한 언어로 담아냈으며, 율시(律詩)·절구(絶句) 등 모든 시형에 걸쳐 깊은 완성도를 보였다. 그의 작품은 후대 중국 문학에서 최고의 전범으로 추앙받는다.


시 소개

「대설(對雪)」은 지덕(至德) 연간, 두보가 안록산의 난으로 반군에게 함락된 장안에 억류되어 있던 757년 무렵에 지은 오언율시(五言律詩)다. 전란으로 전사자가 넘쳐 나고 각지의 소식마저 끊어진 절망적 상황 속에서, 저물녘 눈보라를 바라보며 홀로 시름에 잠긴 시인의 모습을 그린다.

마지막 구절 '수좌정서공(愁坐正書空)'—시름에 겨워 허공에 글자를 쓴다—는 동진(東晉)의 은호(殷浩)가 실각 후 허공에 '고구지(咄咄怪事)'를 썼다는 고사를 빌려, 출구 없는 울분과 무력감을 압축적으로 형상화한 명구로 꼽힌다. (번역: 본 게시글을 위해 새로 옮긴 자체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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